2008. 11. 16. 13:44

미국인을 위한 저녁 초대 상차림

미국인을 위한 저녁 초대 상차림

<Duluth Story 14>

꿈꾸지 않는자 :: 몽포수


저녁 초대를 하자! (2008년 11월 6일 목요일)

  이곳에서 함께 지내는 친구들과 많은 도움을 준 이곳 사람들을 위해 간단하게 나마 한국 음식을 해서 저녁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다. 그리 잘하는 요리는 아니지만 한번 솜씨를 내어 보기로 결정!! ㅎㅎㅎ 

 지난 미국 대선이 있던 날이 내 생일이었음을 안 이곳 친구들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고 해서 지난 목요일에 함께 베트남 식당에 가서 저녁을 얻어 먹었다. 함께 대화를 나누고 음식도 먹고 생일 축하 카드도 받고.. 탐이 음식을 사고 모두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나란 인간은 무언가 받으면 꼭 무언가 해주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리기 때문에.. ㅎㅎ 

 내가 생활하고 있는 곳의 주인인 Thomas Anderson.. 주로 탐이라고 부르는 목사님과 그의 아내 Jane.. 그리고 피아노도 가르쳐 주면 주말에 가끔 이곳 저곳 가르쳐 주고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어준 Andrea와 그의 아들. 그의 아들은 의사이고 한두번 만난적이 있는데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고 해서 같이 초대했다.  그리고 바로 옆방에서 사는 Jerome.. 제롬은 미국인이고 배관공일을 하는데 현재 손수 자신의 집을 짓고 있다. 그래서 돈을 아끼려는 경제적인 목적으로 내가 사는 센터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주말이면 이곳 저곳 안내해 주기도 하고 할로윈에는 같이 호박등도 만들고 할로윈 파티도 초대해 주었었다. 그리고 Jerry.. 이곳에 처음 왔을때 나를 위해서 이곳 저곳을 운전하며 알려주고 장을 볼수 있게 안내해주고 오리엔탈 그로서리에 데려자 준 고마운 분이다. 나이가 많으시지만 참 정정하고 유머러스 하시다. 그리고 바로 앞 랩에서 일하고 있는 탕.. 같은 신분이라서 같이 어울리기도 많이 했지만 불어는 유창한데 영어가 좀 안돼서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같은 처지에 초대했다. 그리고 바로 앞방에 사는 Yohaness.. 현재 이곳 약학대학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고, 전세계를 많이 돌아다닌 아프리칸이다. 대년 2월이면 미국 시민권을 받게 된다고 한다.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이곳 생활 특히 젊은이에 대한 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다. 요즘 담배 끊으라는 압박을 엄청나게 주고있는 친구.. 막 여친이 생긴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이렇게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을 저녁에 초대하려니 참으로 난감하다 어떤 한국 음식을 보여주면 좋아할까? 두어명을 제외하고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해서 언제든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기에 기꺼이 한국 음식을 소개할 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나름 메뉴를 구성해 보았다.

  

메뉴 선정 (2008년 11월 8일 토요일)

 한국 음식은 주로 한번에 상을 차리고 한번에 같이 어울려 먹는 문화지만 이곳에서는 같이 나누어 먹는 음식이라도 자신의 접시에 옮겨 담아 먹는 문화다. 그리고 식사와 후식을 따로 가지는 문화.. 이왕 대접하는 거.. 제대로 대접해볼려는 마음에.. 식사를 삼단계로 준비해 보고자 한다. 한국에서는 또한 음료를 식사 후에 마시고 식사 중간에는 기껏해야 물정도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곳에서는 대부분 식사 도중에 항상 음료를 함께 마시는 것 같다. 그래서 음료도 선정을 해야 할 듯 싶다. ㅠ.ㅠ

- 전채요리

우선 에피타이저.. 전채요리.. 간단하게 식욕을 돋구워줄 그런 한국음식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고민끝에 결정한 요리는... 세가지 샐러드이다.  미역을 이용한 미역 채소말이와 삶은 양배추를 이용한 양배추 채소말이, 튀김 만두와 함께 하는 야채 비빔 만두.... 이곳 사람들이 아시안 식당에서 즐겨 먹는 스프링 롤과 비슷한게 한국의 튀김 만두가 아닐까 싶어서 결정! 미역은 이곳에서 생소한 식재료라서 어떨지 모르겟지만 한번 소개해 보고자 해서 결정. 그리고 흔한 재료로 조금 특별해 보이는 샐러드로 보이기 위해서 양배추와 미역을 이용한 채소 말이를 준비했다. 슈퍼마켓에서 흔히 구할수 있는 채소들을 이용해서 만들고, 소스는 초고추장과 초간장, 땅콩 버터 소스을 준비.. 채소 비빔은 약간 매콤 새콤하게 만들었다. 이때 음료를 차가운 냉녹차 또는 수정과.. 수정과는 직접 만들기 그래서 믹스를 사다가 즉석 제조.. ^^

- 미역 채소말이 : 미역, 게살, 당근, 오이, 파프리카 
- 양배추 채소말이 : 양배추, 게살, 3색 파프리카 <# 참고 #>
- 야채 비빔 만두 :  냉동만두, 양배추, 오이, 당근 <# 참고1참고2 #>

 

- 본 요리

 이제 본격적인 식사에 돌입한다. 본 요리는 한국인이라면 빠질 수 없는 쌀밥! 이곳에서는 밥 하면 월남쌀로 만든 날라다니는 쌀밥을 흔히 먹어왔기 때문에 한국에서 주로 먹는 찰진 밥이 입에 맞을런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국식으로 고고싱~~ 그리고 한국요리중 외국인이 선호한다는 불고기.. 내가 십여년을 살아온 고장의 명물 닭갈비..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새우 볶음.. 이렇게 메인 음식을 준비... 불고기는 외국인이 좋아할수 있도록 짭짤하면서 달달하게... 닭갈비는 한국 본연의 맛으로 매콤하게... 생새우 볶음 아주 살짝 매콤한 맛으로 준비.. 그리고 반찬은 당연 김치를 등장 시켰다. 직접 담그면 좋겠지만 귀차니즘이 발동하는 관계로 한국 식품점에서 구매한 배추김치와 총각김치 낙찰!! 그리고 한국인의 잔치상에 빠질 수 없는 전은 몇가지 간단하게 준비했다. 동그랑땡과 호박전, 참치두부전, 김치전.. 4총사 고고싱~~

- 불고기 : 쇠고기, 양파, 양념 (간장, 청주,참기름, 배, 키위, 마늘, 설탕, 후추, 소금) 
- 닭갈비 : 닭고기(닭갈비를 뜨기 어려우므로 그냥 닭을 토막내어서 사용), 고구마, 당근, 떡볶이 떡, 양배추, 파, 양념 (고추장, 고추가루, 맛술, 설탕, 물엿, 간장, 다진양파, 다진마늘, 다진생강, 소금, 후추, 참기름) <# 참고1, 참고2 #>
- 새우 볶음 : 냉동 새우, 마늘, 생강, 고추가루, 쪽파 등등 <# 참고 #>
- 동그랑땡 : 다진 돼지고기, 양파, 당근, 계란 등등 <# 참고 #>
- 호박전 : 애호박, 계란 등 <# 참고 #>
- 참치두부전 : 참치 캔, 두부, 양파, 파 등등 <# 참고 #>

 

 - 후식

마지막 디저트가 남았다.. ㅎㅎ 디저트는 생각해 보니 내가 만들 수 있는게 특별히 없다. ㅎㅎ 그래서 한국의 대표 파이.. 정! 초코파이!! ㅋㅋ 그리고 초코파이의 아류인 찹살떡으로 만든 초코파이.. 그리고 약간의 꿀떡으로 준비.. 내가 만든건 하나도 없다. 여기에 매실꿀차 등장!!

  

초대 전날의 재료 준비 (2008년 11윌 13일 목요일)

 불고기를 재우고, 닭갈비 양념을 만들고 참치전, 동그랑땡, 김치전의 반죽을 만들고, 필요한 모든 재료들을 적당히 잘라서 보관해 두었다. 이것만 준비하는데도 3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ㅠ.ㅠ 그래도 이렇게 준비를 해놓으면 내일은 그냥 요리만 하면 되겠지? ㅋㅋ 그리고 미역 야채 말이와 양배추 야채 말이는 미리 만들어 놓아야 할 것 같아 만들어 놓았다.

 불고기는 믹서가 없어서 배와 키위를 잘게 썰어서 만들어 보았다 청주가 없으니 소주로 대체.. 한국에서 올때 가져온 소주 마시지는 않고 음식할때 조금씩 쓰고 있다. ㅡ,.ㅡ;  닭갈비 양념을 만들때는 물엿 대신 메이폴 시럽을 사용하구 맛술 대신 소주를 사용했다. 그외에 내일 필요할 모든 야채들을 썰어서 지퍼백에 담아 냉장 보관 실시!


초대 당일 (2008년 11월 14일 금요일)

- 음식 만들기 및 테이블 세팅

 

테이블 세팅 모습

 전날 대부분 미리 준비 놓은 덕에 요리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총 3시간 정도.. 전을 부치는데 2시간을 소요했으니 실제 요리시간은 거의 안된다. 먼저 참치전을 열심히 부치고, 그다음에 동그랑땡.. 그리고 김치전.. 마지막에 애호박 전을 부쳤다. 그러고 나니 5시쯤 되었다. 초대 시간이 6시 30분이니까 1시간 30분 정도 남았다. 살짝 휴식을 취하고 테이블 세팅에 들어갔다. 테이블을 세팅하고 쌀을 씻어 밥을 앉히고, 닭갈비를 요리.. 준비해놓은 닭을 양념과 볶고 야채를 넣고 계속 볶기..  그리고 불고기를 요리했다. 사실 불고기는 전날 양념해 놓은거 그냥 불에 굽기만 하면 되는거.. ㅋㅋ 그리고 야채 비빔 만두를 만들고 전날 만들어 놓은 야채 말이들을 테이블에 세팅하니 사람들이 거의다 왔다. 마지막으로 새우 볶음을 만들고 ... 이제 식사 시작이다.

야채 비빔 만두

사람들이 식사 시작 전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양배추 야채 말이


 

- 식사 시작

식사 시작 직전인가??

 기본적인 셀러드 들을 세팅하고, 살짝 열려 놓은 수정과와 스프라이트, 우유를 음료로 식사를 시작하려고 모두 자리에 앉았다. 다들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하려는데, 탐이 내가 호스트니까 나보고 무언가 말을 하란다. ㅎㅎ 그래서 그냥 밥 먹자고 했더니.. 혹시 불교에서도 자신들의 기독교 처럼 식사 전에 기도 처럼 하는 말이 있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있기는 하지만 영어로는 모른다고 했더니 그럼 한국 말이라도 그걸 하고 같이 식사를 하자고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에 동조한다. 참 의외였다. 지금까지 겪었던 바에 의하면 기독교 사람들을 타 종교에 그리 관대하지 않았던거 같은데... 전혀 거부감 없이 다른 종교의 말과 함께 기도를 하고 식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절에 간지도 20년 가까이 되어서 기억나지 않는걸 억지로 억지로 기억해서 한국말로 하고, 다시 영어로 다시한번 번역을 해서 시도했다.

다같이 기도를 마치고.. 식사 기념 촬영~

즉석에서 한거라 제대로 한건지 원.. 그렇게 하고 모두 같이 쌩큐~ 를 외치고 일부는 나지막히 "아멘"이라고 말하고 식사에 돌입했다. 역시나 미역 야채 말이는 인기가 없었고, 역시나 야채 비빔 만두가 가장 인기있었다. 특히나 튀긴 만두가 너무나 맛있다고 다들 칭찬이다. 그래서 미역에 대해서 살짝 설명을 곁들였다. 한국에선 출산후에 여성들이 먹는게 미역국인데 여성의 몸에 참 좋고 나이드신 분들 혈액 순환에도 좋다고 하니 다들 하나씩 집어 든다. ㅋㅋ 아.. 수정과는 영어로 딱히 표현하기 어려워서 한국식 진저 비어라고 소개했다. 다들 수정과를 좋아했다. 독특한 생강과 계피의 향이 싫지 않은 모양이었다. 사실 시나몬은 이곳에서도 흔한 요리 재료니 말이다. 단 잣이 상당히 낯설은 모양이었다. 파인 너트라고 설명하니 이해하는 분위기.. 그렇게 디저트를 먹으면 같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새우 볶음. 고추가루를 살짝 뿌려 매콤하게 만들었다.

  이제 본 식사로 돌입.. 먼저 밥을 주면서 밥에 대해 설명했다. 흔히 이곳에서 먹는 쌀과는 다른 쌀이고 스시를 먹을때 먹는 쌀과 유사한 쌀이다. 조금더 씹는 맛이 있고 조금더 끈쩍 끈쩍 하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리고 새우 볶음, 불고기, 닭갈비를 서빙하고, 각종 전과 김치를 서빙했다. 맵지 않게 요리하느냐 노력했는데 다행히 그리 맵지 않은 모양이었다. 김치는 그래도 맵다고 한다. 음식을 하나 하나 가져오면서 음식에 대해 설명했다. 전은 한국식 팬케익이고 한국말로 전이라고  한다. 라는 식으로 설명을 하고 서빙을 했다. 다들 한국 음식을 맛있게 먹어 주어서 너무나 고마웠다. 닭갈비랑 불고기는 너무나도 좋아해 주었다. 그리고 전중에서는 참치전이 제일 인기 있었다 부드러운 맛이 참 좋다고 한다. 닭갈비에서는 고구마와 떡이 참 맛있다고 한다. 진짜로 맛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다들 맛있게 먹어주니 너무나 고마웠다. 그렇게 식사를 이야기 꽃을 피우며 맛있게 했다. 나중에 탐이 그래도 살짝 음식이 매웠는지 결국 우유를 마신다. 매운 음식에 우유가 좋다는 설명은 미리 해 놓았다. ㅎㅎ

닭갈비와 불고기와 새우 볶음.

조금더 가까이서 살짝~~

맛나게 식사를 즐기는 모습~



디저트~~

 식사를 마치고 다같이 매실 꿀차와 함께 꿀떡, 초코 떡, 초코파이를 디저트로 먹으며 이야기를 계속 했다. 이런 저런 농담 따먹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식사를 모두 마치고 모두 함께 테이블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했다. 나는 움직이지도 못하게 한다. 음식 준비하고 초대 해 주었으니 자신들이 다 정리 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수다나 떨면서 휴식을 취했다. ㅎㅎㅎ 매실 꿀차는 다들 향기도 좋고 맛도 좋다고 한다. 꿀떡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코멘트를 내어준다. 이상해서 못먹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재미있다는 표현이다. 씹는 맛이 참 재미있다고 한다. 이곳 음식중에 이렇게 씹는 맛이 있는 음식이 별로 없으니 독특한 맛이었을 거다. 초코파이는 역시나 인기가 좋다. ㅎㅎ

디저트 타임..

설거지 준비중~

다같이 기념 촬영~


  모든 정리가 끝나고 한국 영화를 다 같이 감상하기로 했다. 불을 다 끄고 프로젝터로 왕의 남자를 감상.. 어떤 영화를 보면 좋을까 하다가 그래도 전통 의상과 전통 음악도 나오고 나름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도 많은 영화인 왕의 남자로 결정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래도 왕의 남자로 결정..  외국인들에게는 살짝 지루할 수도 있겟다는 생각은 미쳐 못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다들 열심히 감상해 주었다. 그중 안드리아는 살짝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탐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후기

 이곳 사람들에게 나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준비했는데 다들 어떻게 받아 들였는지 모르겠다. 나 나름대로 정성을 들였으니 괜찮겠지? 며칠동안 메뉴 생각하고 음식 준비하고 그러나 보니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많은 음식을 한번에 한다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한국의 많은 어머니들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