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25. 08:00

치킨 크림 스파게티 (Duluth Story 10)


 이곳에 와서는 주로 밥을 해먹게 된다. 금전적으로 해먹는 것이 훨신더 경제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막상 사먹으려고 해도 마땅한 음식이 그리 많지 않다. 한국 사람은 모름지기 밥을 먹어야 하는데 밥을 해먹기도 만만하지 않다. 한국에서 올때 밥솥이라도 가져왔으면 조금 더 편리하게 밥을 해먹겠지만, 보통은 그냥 냄비에 밥을 하거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서 밥을 해 먹기도 한다. 주로 귀찮을때 전자렌인지로 밥을 하고 맛있는 밥을 먹고 싶을때는 냄비에 밥을 하지만 태워먹기 일수이다. ㅎㅎ

 10불 이내면 왠만한 식당에서 밥을 사먹을 수 있기는 하다. 중국 식당이나 베트남 식당에 가서 콤보 메뉴를 주문하면 밥과 함께 동양적인 반찬 한두가지쯤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얼큰한 한국 음식이 생각날때면 가장 좋은게 라면이다. 라면에 고추가루 팍 풀어서 먹으면 땀도 나도 얼큰하고 좋다. 

 그렇다고 어떻게 매번 한국 음식만 해 먹겠는가? 특히나 재료도 한국과는 사뭇 다르고, 한국에서 가져온 고추가루와 고추장, 라면도 한계가 있으니 가끔은 양식을 해서 먹기도 한다. 그래도 사먹는것 보다는 훨신 경제적이다. 오히려 일부 음식은 한국 음식을 해먹는 거에 비해 훨신 경제적이다. 

 매번 이곳에서 내가 살아가기 위해 해먹는 요리를 블로그에 올릴려고 했지만, 저녁때 쯤이면 너무나 배가고파 정신없이 만들고 정신없이 먹기 바쁘다. 우연히 정신없이 음식을 준비하고, 먹으려는 찰라 블로그에 올리려는 마음에 잽싸게 사진 몇장 찍었다. 스파게티나 파스타 종류중에 나는 토마토 소스로 된것 보다는 크림이 듬뿍 들어가 고소하고 살짝은 느끼한 맛이 감도는 파스타를 좋아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스파게티는 치킨 크림 스파게티이다. 막상 이런 음식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오래전 호주를 여행하면서 이탈리아 친구녀석들이 해먹는 스파게티를 어께 너머로 구경하면서 터득한 나만의 방법으로 만든 스파게티이다. 물론 맛은 보장 못한다. ㅎㅎㅎ 나는 먹을 만 한데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다. 내가 음식을 배운것도 아니고 전문적인 요리사도 아니며 그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만드는 음식인 만큼 먹고 죽지는 않는다.

제목 : 치킨 크림 스파게티

재료 : 닭가슴살 한덩이, 당근, 양파, 스파게티 면, 양송이 버섯, 피망

양념 : 다진 마늘,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 바질 가루, 크림, 버터

만드는 방법 
1. 당근을 얇게 썰거나 채를 썬다. 그날 기분에 따라 내키는 대로. ㅎㅎ (채 썰어져 있거나 얇게 썰어져 있는 당근을 사면 보다 손 쉽다.)
2. 피망을 채 썬다. 빨간 피망, 노란 피망, 파란 피망. 이날은 당근이 빨간색이니까 파란 피망과 노란 피망만 넣었다.
3. 양송이를 얇게 썬다. (주로 난 썰어져 있는 양송이를 산다.)
4. 닭가슴살을 적당한 크기로 썬다. 약간 얇고 길죽하게 썰면 좋다. (그냥 내 취향)
5. 마늘을 다진다. (역시 슈퍼마켓에서 파는 다진 마늘을 사서 쓴다. ㅋㅋ)
6. 냄비에 물을 넣고 소금을 넣고 올리브 오일을 살짝 넣어주고 끓인다. (이탈리아 친구 녀석 말로는 소금은 밑간이고, 올리브 오일은 면들이 서로 들러붙지 않게 해준단다)
7. 물이 끓으면 면을 넣어준다. 엄지와 검지로 완전히 감쌀수 있는 양이 1인분 내지 1.5인분 가량 되는거 같다.
8. 후라이팬을 살짝 달구고 버터나 올리브 오일을 살짝 두른다.
9. 다진 마늘을 넣고 살살 볶는다.
10. 닭가슴살을 넣고 살짝 후추와 소름으로 밑간하면서 볶는다.
11. 당근을 넣고 볶다가 피망을 넣고 볶는다.
12. 양파와 양송이 버섯을 넣고 마져 볶는다.
13. 모든 재료들이 적당히 익으면 소스를 부어준다.
14. 늘러 붙지 않도록 잘 저어주면서 적당히 졸여준다. 
15. 면이 다 익었는지 확인하고, 다 익었으면 재빨리 찬물에 행궈준다. (안행궈도 되지만 행구니까 더 쫄깃한거 같다.)
16. 면의 물기를 체에 받쳐 제거하고, 양념에 넣고 같이 볶는다.
17. 바질 가루나 올리브 잎 등 기타 있는 향신료를 살짝 첨가한다.
18. 대충 볶아지면 접시에 담아낸다.
19. 치즈가루나 치즈를 잘게 썰어 놓은게 있으면 살짝 뿌려주고 맛있게 먹는다.

  쓰다보니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아주 간단하다. 나는 보통 저녁에 2인분을 해서 1인분은 그날 저녁에 먹고, 다른 1인분은 15까지만 해 놓은 상태에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다음날 아침에 다시 볶아서 도시락으로 싸가기도 한다. 재료비도 생각보다 얼마 안들고 한국에선 비싸게 먹는 스파게티를 2~3천원에 해먹을 수 있다. 맛은 모 장담 못하지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