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7. 13:37

디 워 (D-War) 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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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워
(D-War, 2007)


한국, 미국 / 판타지, 액션 / 90분


감독
심형래

출연
제이슨 베어 (이든)
아만다 브룩스 (세라)
로버트 포스터 (잭)


지난 금요일 밤... 심형래 감독이 6년간 600억원을 들여 만든 영화. 현재 인터넷을 떠들석 하게 만들여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국내의 기술로 만든 첨단 CG를 감상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영화는 다른 액션 영화처럼 진부한 스토리다. 일상을 벗어난 존재의 싸움. 선과 악의 대결 구도. 언제나 연약한 인간이 쥐고 있는 문제의 해결 열쇠. 어찌 보면 트랜스포머의 스토리와도 흡사한 구조다.

전반적인 CG는 훌륭하다. 각각 하나 하나의 CG는 정말 완성도가 높고.. 훌륭하다. 이러한 것이 우리의 기술이 되었다니..  하지만 문제가 있다. 각각 훌륭하고 완성도 높은 객체가 모여지고 실사와 함께 화면을 구성하면서 약간의 색상 문제, 빛의 처리 문제에서 미숙함이 보여 언발란스한 그러한 모습들을 자주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영화의 영상이 밝아서 생기는 문제일수도.. 일반적으로 기존의 CG를 이용한 영화들은 약간 어두운 화면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CG의 어색함을 감추고, 미세한 빛의 차이를 감지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 영화는 끝부분을 제외하고는 어두운 화면이 많지를 않은것 같다.

또한 캐릭터 선정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조선시대에 등장하는 우스꽝스런 괴물들은 너무나도 반지의 제왕에서의 그것과 유사하다. 다만 조금더 멋진 CG라는 것? 악당 캐릭터 역시 조금만 신경 써서 멋진 괴물들을 만들어 내었다면 훌륭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적인 괴물들... 한국에는 다양한 소재의 전설이나 괴물들이 존재 할테고.. 그러한 것들을 영화에 옮겨 놓았다면 더 좋지 않을까? 악당 이무기 부라퀴와 반지의 제왕의 괴물들의 조합은 정말 아니다. 또한 반지의 제왕의 악당 부대들.. 혹은 영화 300 에서의 임모탈을 연상케하는 부대는.. 우습다. 정말 후레쉬맨을 연상케 하는 그런 모습이다. 차라리 한국적인 군 부대의 모습을 창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에 업적을 남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주류계의 영화감독이 만든 첨단 CG..  잘 하면 한국 영화 흥행 기록도 다시 세울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사실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 보다는 CG와 심형래 감독에 대한 평가가 더 많고..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영화 감상비용을 영화를 위해 지출한다기 보다는 심형래 감독을 위해 지출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마도 일종의 투자랄까? 엄청난 돈을 들여 이런 기술을 개발하고 영화를 발표했으니... 조금더 발전시켜 정말 헐리우드를 넘어서는 영화를 만들어 달라는.. 그리고 우리에게 보여달라는 그런 투자가 아닐까 싶다.

모든 문제와 이슈를 뒤로하고.. 영화의 라스트 20분... 이부분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
선한 이무기와 악한 이무기의 싸움.. 그리고 선한 이무기가 용으로 다시 태어나는 그래픽...
그리고 용의 그 완벽한 모습.. 우리가 전설속에서 보아오던 그 용을 그대로 표현해 내었다.
우아하면서도 위풍당당한 그 모습... 너무나 멋지다.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우리의 그것과 너무나 닮았다.

마지막 심형래 감독의 독백은..  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이.. 영화에 있지 않고.. 감독에게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타 영화에 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엔딩 크래딧을 감상하는데서 그 증거를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가?

이 영화의 엔딩곡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리랑이다. 영화와 안어울린다..라는 평도 많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 느낌과.. 엔딩에서의 약간의 허무함과 여백... 어쩌면.. 아리랑의 정서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어찌되었건.. 나는 우리 나라 영화 제작기술의 진일보를 현장에서 감상했다는데 그 의의를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