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26. 23:20

태안을 다녀오다!! 1편

태안을 다녀왔다..

커플들의 어택이 난무하는 12월 24일과 25일에 걸쳐서 좋은일이나 하자는 심정으로 다녀왔다.
우선 이를 위해 주변에서 헌 옷들을 모으고.. 대략 모으니 100여벌 정도 모을 수 있었다.
함께 다녀온 후배 DK 군과 그의 여친.. 그리고 후배 HM 군.. 이렇게 출발했다.

제 1 일

24일 새벽 5시 50분.. 서울 집에서 출발 해서.. 일행을 면목역과 합정역에서 태우고 태안으로 향했다. 6시 정각에 만나기로 했으나 약간의 딜레이로 6시 15분경 일행 두명을 만나 합정으로 출발.. 대략 6시 45분이 되어서야 합정에서 남은 일행을 만났다. 그리고, 아침 식사 거리와 간단한 음료수를 구입하고, 다시 태안으로 향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그나마 사람들이 적게 있을것으로 예상되는 모항항을 자원봉사지로 선택하고 떠났다. 이른 아침이라 차가 시원스레 뚫릴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서해안 고속도로 입구와 안산 인근까지 꽤나 고속도로가 밀려서 시속 20여 킬로 정도로 밖에 주행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가 드디어 점차 차가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고.. 어느덧 서산 인터체인지...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서산을 거쳐 태안으로 향했다. 도로 곳곳에는 수많은 현수막들이 걸려 있었다.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요" "자원봉사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자원봉사자 여러분들이 태안을 살립니다" 자원봉사자 여러분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등등 다양한 현수막 문구들이 보인다. 그중 첫 번째 문구가 왠지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이제 간간히 대규모 자원봉사자들을 태운 버스 차량들과 구호 물품 수송차량들이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네비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하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바다는 전혀 기름에 오염된 것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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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제대핵 현장지휘소

9시 30분 경.. 우리는 목적지인 모항항에 도착했다. 여전히 수많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으나 정확한 자원봉사 장소를 찾기는 어려웠다. 사람들의 이동이 많아 보이는 곳으로 가다 보니, 안내 현수막이 보였다. 파출소 옆 봉사 센터로 가라는 문구.. 도대체 파출소는 어디있는 것인지.. 무조건 차량들이 많이 움직이는 쪽으로 가다 보니 방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차를 주차하고 우리는 방제대책 현장지휘소라는 현수막이 걸린 컨테이너 건물에 들어가서 자원봉사 신청을 하고, 그 옆에서 재활용 방제복과 작업용 장화 등을 골라 다시 차로 돌아왔다. 준비해온 옷으로 갈아 입고, 방제복을 입고, 장화를 신고 고무장갑을 끼고.. 우리는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 입구에서 헌 옷을 잘라 넣은 포대를 하나씩 들처메고, 우리는 방제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곳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수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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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방파제

은 사람들이 방제 작업에 동참 중이었고, 수많은 중장비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바다는 깨끗해 보였고, 바위들도 그다지 기름이 묻은거 같지 않았다. 그것도 잠시.. 조금 걷다 보니 검은 방파제와 검은 바위, 타르 덩어리 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5~10분 정도를 걸어 들어가 우리는 바위 쪽에 자리를 잡고 작업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엄청난 기름이다. 바위 틈틈이 메꿔져 있어, 바위에 붙어 사는 온갖 생물들이 기름 범벅이 되어 있었고... 가끔 바위 빝에 게 가족들이 기름을 피하기 위해 뭉쳐 숨어 있는 모습이 발견되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모습으로... 바다 바람의 영향으로 기름 냄새는 심하지 않았지만... 타르 덩어리들이 뭉쳐져 있는 곳은 상당히 심각한 냄새가 나기도 했다. 마스크를 쓰면 숨을 쉴때마다 안경의 김이 서려서 작업을 진행 할 수 없었기에 마스크를 벗고 작업에 임했다.

그렇게 열심히 바위와 자갈밭의 기름을 제거하다 보니 어느덧 2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니 어느덧 거의 모든 해변과 바위들이 바다속으로 사라졌다. 우리가 가져간 포대 속 옷가지는 이미 기름으로 범벅이 되었다. 우리는 기름을 수거한 옷들을 다시 포대에 담아 방제 장소를 빠져나왔다. 대부분 작업을 마무리 하거나 방제 장소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방제 장소를 빠져 나와 방제복을 벗어 놓았다. 주변에는 많은 종교단체와 봉사단체에서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국밥과 컵라면, 커피, 음료수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 주고 있었다. 이곳에는 원불교 단체와 기독교 단체, 구세군 등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원불교 단체쪽으로 갔다. 그곳에서만 국밥을 주기 때문이다. ㅎㅎㅎ 그곳에 계신 아주머니께 밥을 꾹꾹 눌러 담아 달라고 부탁드려 국밥을 받아 들고 아주 맛있게 먹었다. 어찌나 그리 맛있는지. 역시 시장이 반찬이다. ㅎㅎㅎ 그리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컵라면을 기독교 단체에서 받아 먹었다. ㅎㅎㅎ 한군데에서만 얻어 먹기엔 왠지 미안해서 그랬는지.. 그리고 후식은 구세군 쪽에서 커피를 받아 마시고.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나니 어느덧 방제작업이 가능한 시간은 모두 지나가고 중장비들이 빠져 나오고 있었다. 이제 더이상의 방제작업은 불가능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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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국밥. 정말 맛있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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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을 먹고 있는 DK군과 그의 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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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을 나눠준 원불교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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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방제작업 막사

 주변을 살펴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제 작업을 끝내고 나오고 있었다. 나는 차에서 카메라를 들고 다시 방제 작업이 이뤄지는 곳을 향했다. 엄청난 인파가 작업을 마치고 나오고 있었다. 그중 상당수는 공군에서 지원나온 공군 장병들이었다. 이들은 이 근처에서 막사를 치고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복구작업을 진행 중인 모양이었다. 몇몇 장병들은 작업을 끝내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공군측에서는 수많은 장병들은 물론 많은 중장비들도 가져와 복구 작업을 진행 하고 있었다.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각 복구 지역마다 각 군에서 장병들을 파견해서 복구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밀물로 더이상 작업이 불가능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복구 장소를 빠져 나오고, 마무리 작업이 이루어 지고 있었다. 마무리 작업은 "월드비젼"이라는 봉사 단체에서 주도적으로 하고 있었다. 수거된 기름과 기름 뭍은 헌 옷가지, 사용한 방제복, 장화등을 정리하고 나르는 일들을 하고 있었는데 참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일을 잘 처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들은 스스로 식별하기 위해 방제복 위해 청테이프를 팔뚝 부분에 붙여 놓았기에 누구나 그쪽 자원봉자사들을 알아보기 쉬웠다. 이들을 이끄시는 분은 소형 확성기를 들고 열심히 작업을 지시하셨다. 이미 방제복을 던저버린 나는 그 마무리 작업에 참여 할 수는 없었지만, 사진으로나마 기록을 남기고자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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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사진을 찍고, 자원봉사도 끝나고.. 우리는 숙소를 정하기 위해 태안군 읍내로 향해 모텔에 숙소를 잡았다. 방 두개에 6만원.. 하나에 3만원 정도.. 숙소에 들어가서 몸에 뭍은 기름을 닦아내고 휴식을 취했다. 내일을 위해서....(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