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5. 16:08

[현장]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을 열광과 눈물로 환영하는 미국인들...(Duluth Story 11)

 오늘 2008년 11월 4일은 참 의미가 깊은 날이다. 바로 오늘은 나의 생일기 때문에.. ㅎㅎ 이런 생일에 맞추어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미국 동부 시각 11월 4일 0시를 기해 시작된 투표는 동부 시각 21시까지 미국 전역에서 이루어 졌으며, 그 결과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이 탄생하였다. 사실 흑인이라는 말보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는 표현이 올바른 표현이지만, 한글로는 흑인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흑인이라는 표현을 쓴다. 내 생일에 탄생한 최초의 미국 흑인 대통령은 나에게 정말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미국에 왔으니 미국의 선거 분위기를 느껴봐야 겠지. 그래서 미국 민주당원들이 모여 선거 파티를 여는 곳에 찾아 갔다. 이곳은 덜루스에 있는 엔터테인먼트 센터인 DECC라고 하는 곳이다. 주로 컨퍼런스나 대규모 행사가 열리는 곳인데 오늘은 민주당원들이 모여 선거 관련 파티를 열고 있다. 탐과 그의 아내 제인, 그리고 탕과 함께 이곳에서 도착해서 선거 결과를 지켜 보며 음식도 먹고 맥주도 한잔 하면서 토론을 나누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미국 중부 시각으로 저녁 7시 30분쯤에 찾아간 파티 장소는 조금은 한가한 모습이었다. 약 3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지역 방송 카메라와 리포터, 지역 신문 기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8시가 넘어서자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저녁을 굶고간 나는 그곳에서 나누어주는 음식들로 배를 채우고 맥주 한병 마시면서 사진도 찍고 사람들과 많은 인사도 나누었다. 속속 각 주의 선거 결과가 발표될때 마다 사람들은 일희일비하며 열광하기도 야유하기도 하며 선거 결과를 지켜보았다.


 개표 초반 득표수는 맥케인 후보가 8, 오바마 후보가 3이었지만.. 이내 오바마 후보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개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특히나 최대 격전지이자 대선 결과의 지표로 여겨졌던 오하이오에서 오바마가 승리했음을 알리는 뉴스가 나오자 모여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했고 승리를 확신했다.그러다 미국 중부 시각으로 밤 10시경 스크린에 새 미국 대통령이 선출되었음을 알리는 자막이 속보로 나오고 있었다. 최초의 미국 흑인 대통령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그곳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은 환호하고 오바마를 연호 하기도 하고 "Yes, We Can!"을 연호하면서 서로 포옹하고 축하 인사를 건내는 축제 분위기로 물들어 갔다. 전국 각지에 대선 선거 파티가 열리는 장소가 보여지면서 수많은 인파가 열광하는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시카고에는 무려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오바마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였으며, 미네소타의 작은 도시인 이곳 둘루스에도 어림잡아 1000여명이 넘는 사람이 운집해 미국의 새 대통령을 축하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오바마가 시카고에 마련된 무대에 부인과 아이들과 함께 무대에 나타났고, 미국 전체가 환호하였다. 그렇게 인사를 하며 등장한 오바마는 연단에 서고 가족들은 무대 뒤로 돌아갔다. 

 "Hello Chicago~" 새로운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오바마가 꺼낸 첫 마디였다. 그다음에 이어진 말은 대충 내가 이해하기에는 민주주의의 힘을 오늘 여러분의 Answer로 보여주었다라는 의미의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틀전 돌아가신 오바마의 할머님께서 지켜 보실거라고 믿는 다는 말도 함께... 그리고 누구가 어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모든것이 가능한 곳이 미국이라는 말을 하며 어떤 사람이든지 누구든지 미국이며 미국의 국민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히스패닉이든 아시아 출신이든... 남녀노소.. 게이 스트레이트... 장애인 누구나 할것 없이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질 수 있는 미국... 그런 의미의 연설을 해 나가며 "Yes, We Can.."을 소리 높여 외치고 수많은 미국인들이 그 말을 따라하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나 억압받고 핏박 받았던 소수 계층에게는 가슴깊이 울려 퍼질 만한 연설이었다. 스크린 화면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환호하였고, 내가 있던 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눈시울을 적시며 오바마를 연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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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온 이방인으로서 새로운 미국 대통령에게 축하 인사를 보내고 싶다. 또한 새로운 미국 대통령을 맞이한 미국 국민들에게 더 큰 축하 인사를 보내고 싶다. 그야말로 인종을 넘어선 미국 국민의 승리의 날이 아닌가 싶다. 또한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 중에 구원투수로 나설 오바마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건내고 싶다. 비록 한국에게는 다소 어려운 미국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 한미 FTA를 비롯한 대미 수출 관련 문제에서 한국은 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선 미국민들의 그 위대한 선택에 축하를 건내고 싶다. 또한 한국 정보도 앞으로 다가올 난관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으면 한다.

 바로 작년에 대선을 치루었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는 주변 미국인들이 한국의 대선에 대해 물어보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였고, 참으로 창피했다. 인종을 넘어서.. 이념을 넘어서.. 정책과 사람을 보고 대통령을 선택한 미국인들에게 지난 한국의 대선이 참으로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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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 사람들이 이야기 한다.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존 F 케네디 이후의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라고.. 또한 미국 역사상 가장 정직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라고...


미국인들이 참으로 부럽다.... 
나도 우리나라에 참으로 정직한 대통령을 자랑하고 싶다.. 
미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