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6. 13:21

미국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보고...

 오늘 미국 중부 시각으로 저녁 8시부터 미국 대통령 후보 두명의 마지막 토론회가 있었다. 첫번째 토론회와 이번 마지막 토론회를 텔레비젼을 통해 보면서 새로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 이곳의 대통령 선거 분위기도 몸으로 느끼고 있다. 바로 작년 말의 한국 대통령 선거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두번째 토론회는 시청하지 못하였고, 부통령 후보들의 토론회는 절반정도 밖에 시청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영어 실력이 형편 없기 때문에 토론회를 바로 보고 이해하기는 상당히 힘들었다. 도대체 무슨소리들을 하는건지... ㅠ.ㅠ 알아 듣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분위기는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이곳에 온지 한달 보름이 지나가는 동안 보고 느낀 점들을 보면 상당히 한국과 다르다. 우선 일반 가정집의 앞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작은 플랭키드가 걸리거나 차에 지지하는 후보의 로고가 붙어 있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다 보면.. 사실 이곳에서는 버락 오바마의 마크를 더 흔희 볼 수 있다. 대략 3:1의 비율로 버락 오바마의 마크를 더 많이 확인 할 수 있다. 내가 있는 곳은 미네소타의 작은 도시 둘루스이지만.. 그래도 이곳 미네소타는 버락 오바마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듯 싶다.

 텔레비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 진영의 캠페인을 보면 분위기가 약간 다르다. 맥케인의 텔레비
젼 광고의 대부분은 오바마는 안된다.. 리더쉽이 없다.. 위험하다.. 많은 고통이 생길것이다.. 뭐 이런 내용이 주를 이룬다. 오바마는 이를 두고 맥케인의 캠페인 100%가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라고 토론회에서 말했지만... 내가 본것만 가지고 내가 100%라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의 텔레비젼 광고를 보면 절반 정도는 자신의 정책에 대한 설명에 할애하고 절반정도는 맥케인에 대한 네거티브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네거티브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하는 그런 네거티브가 아니라 정책적으로 이야기하는 그런 수준에서의 네거티브이다. 이 후보는 무슨 죄가 있고 무슨 흠이 있다라는 내용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이런 점은 잘못됬고 따라서 나의 이런 정책이 더 효과적이다 라는 말을 하는 정도라고 해야 하나?

 그건 그렇고 오늘 토론회에서 한국과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던 점은 무조건적인 상호 비방 보다는 정책적인 내용을 가지고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후보들이 말하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수는 있지만.. 모 그렇다는 이야기다.. 또 한가지 다른 것은 후보에 대한 지지가 단순한 학연이나 지연, 혈연등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토론회가 끝나고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가 있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흑인이 오바마가 아닌 맥케인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마치 영남 사람이 대통령후보 토론회를 보고 정책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더 나은것 같다고 밝히는 느낌이랄까? 혹은 그 반대의 경우 일 수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분위기가 정착이 안되었기 때문일지는 모르겟지만.. 말이다..  그리고 아직 누구를 투표할지 결정 하지 못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토론회를 통해 이쪽으로 기울었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라고 밝히는 것을 보고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전반적인 사람들의 의견을 보면 의료보험체계나 교육정책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쪽의 정책이 우수하다고 보는 반면, 전반적인 정책이 오바마의 경우 너무 일반적이어서 정확하게 무엇을 하겠다는지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따라서 맥케인쪽으로 기운 투표자의 경우 구체적으로 향후에 어떤 정책을 펼지 명확하게 밝히고 있어서 기운다는 사람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토론회에 대해서는 오바마가 이겼다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이는 토론회 만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이며 이것이 지지율로 직접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세번의 토론회(부통령 후보까지 네번)를 거치면서 전반적으로 오바마가 토론회에서 이겼다는 의견이 많은것 같다. CBS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53%가 오바마가 토론회에서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고, 22%는 맥케인이 이겼다고 생각하며 24%는 비겼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영어를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전반적으로 오바마가 토론회를 장악했다고 느꼈으니, 오바마가 이긴것은 어느정도 사실이 아닐까 싶다.

 토론회가 끝나고 CNN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오늘 당장 투표를 했을경우 오바마가 당선이 될거라는 발표가 있었다. 오바마 후보가 277표, 맥케인 후보가 174표.. 그리고 87표가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대통령이 되기위한 표가 270표 정도라고 하니 현재 시점으로는 오바마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에서 푸른색이 오바마를 지지하는 지역이고 붉은색이 맥케인을 지지하는 지역이다. 노란색은 아직 모르는 지역? 이라고 해야 하나? 면적으로 보면 붉은색이 더 많아 보이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동부지역에 오바마 지지세력이 모여 있기에 오바마를 지지하는 주가 더 많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직접 세어보아도 파란색이 더 많다. 한가운데 제일 위쪽에 푸른 지역이 바로 내가 있는 미네소타 지역이다. 완전히 파란색이 아닌걸로 보아 절대적인 오바마 지지 지역은 아닌가 보다. 오바마 우세 지역이라고 봐야 하나? 내가 이곳에서 느끼기에는 완전히 오바마 지지 지역인데. ㅎㅎ

 대학교 곳곳에서도 각 후보 내지는 정당을 지지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고, 지지 모임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토론회도 열리고.. 텔레비젼의 토크 쇼에서는 각 후보들이 코미디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다 미스 알라스카로 불리우는 패일린에 대한 내용이 상당수를 이루고 있다. 그 다음으로 맥케인에 대한 소재도 상당히 많다. 물론 현 대통령인 부시에 대한 내용도 엄청나게 많다. 코미디의 소재로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가 사용되어도 전혀 문제 없고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한국의 상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조금은 마음이 무겁다. 약간은 창피한 느낌도 든다. 우리나라 정치에서는 미국의 정치를 배우려 하지만 정작 이런 부분들은 왜 배우려 하지 않는 것인지.. ㅠ.ㅠ

 아직 대통령 선거가 많이 남았다. 그 기간동안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지만.. 모든 공식 토론회는 끝났고.. 공개적으로 오바마와 맥케인이 함께 정책을 이야기 할 기회는 없다. 우연히 미국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을 지켜보게된 이방인으로서 작년에 있었던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많이 다르다는 느낌과 함께 우리나라의 정치가 보다 성숙해져야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오늘 토론회에서 오바마가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두번인가 언급하였다. 한번은 에너지 문제에서 언급하였는데.. 에너지 효율이 좋은 자동차를 일본이나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이 자동차 산업을 만들었으며 따랏 그런 자동차를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말이었던거 같다. 내 기억엔 우리나라 보다는 일본이 더 하이브리드 카나 이런 차들을 내 놓은것 같은데... 우리나라 차가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이곳에 강한가 보다.. 두번째로 언급한 내용은 바로 한미 FTA에 대한 내용이었다. FTA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의 경우 절대로 공평한 트레이드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 예로.. 미국은 한국에서 년간 수십만대의 차량을 수입하는데 반해 미국은 한국에 4~5000대 정도만 수출을 하고 있다며, 이는 절대로 공정한 트레이드가 아니라고 말을 하고 있다. 언젠가 기사를 통해 읽은 바와 같이 오바마가 집권한다면 한미 FTA는 재협상 수순을 밟게 될것 같다. 지금까지의 한국 정부의 협상 선례들을 살펴볼때 지금까지보다 훨신더 어려운 협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정부가 더 많은 노력과 준비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